오늘이면 이제 호주로 이민을 와서 정착한 지도 만으로 5년하고 15일이 좀 넘었다. 처음에는 호주사람들이 도대체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힘들었고 회사에서도 왠만하면 사람들과 대화 하는 것을 피하는 전형적인 한국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보다는 좀 더 자신감이 생겼고. 회사에서도 호주인들이 하는 말은 대부분 다 알아듣게 되었다. 왜 다들 이민가면 영어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지 잘 알겠더라. 나름 외국에서 몇년 남짓 살았고 한국에서도 외국계 회사를 다녀 업무 영어가 가능했기에 직장에 취직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행인 것은 역시 사람은 경험의 동물인지라 영어 듣기 실력 (호주 영어는 다른 나라 영어랑 아주 많이 다르다 모음이 특히 다르고 어휘가 굉장히 달라서 캐나다 미국인들도 첨엔 까다로워 한다) 정확히 여기서 생활하고 대화하는 것과 비례한다. 

영국 본토박이 발음은 아직도 조금 알아듣는 것이 어렵다. 영어를 쓰는 회사를 계속 다녀보니 말 자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이 말을 할때 이사람이 자라온 그리고 이 나라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 하지 못해서 당황스러운 점이 더 많은 것 같다. 왜 저 말을 하지? 그럼 난 뭐라고 해야하지? 하다보면 휙 대화가 넘어간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업무보고 할때에도 일 얘기만 할 뿐 관련된 context를 넣어서 풍부하게 설명하는 것이 조금 어렵고. 가끔 흥분하면 앞뒤가 뒤죽박죽 된다. 역시 언제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참 피곤하다. 

아무튼 호주 직장 생활 5년 만에 어제 있었던 황당한 일을 여기에 적어보려고 한다. 

다음 주 월요일은 Australia Day 휴일이 있어 토, 일, 월 3일을 쉴 수 있다. 보스는 수요일부터 휴가를 갔고 나도 이번주 금요일이면 나오는 월급만 바라보고 특이할 것은 없었는데. 동료 하나가 업무 요청 이메일을 4-5개 한꺼번에 보내는데 이 사람이 맘이 급했는지 이메일 문맥도 이상하고 업무요청 내용도 내일이 아닌 것이 포함 되어있어서 물어보려고 전화를 걸었다. 

나: 네가 요청한게 이거 이거야?

동료: 니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는데 내 말은 저거 저거야

나: 그래 내 말이 그말이야 아무튼 그거 해달라는 거지? 근데 그 일은 내일이 아니고 니가 해야 되는거 알지? 어떻게 하는지 모르면 내가 가르쳐 줄까?

동료: 아니 나 그거 할 시간 없어. 일이 너무 많고 .. (업무를 나열하기 시작.)

나: 근데 이거 다른 부서 담당자들도 다 각자 하는 일이고 내 일이 아닌데?  

동료: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아? 그리고 나 그거 복잡해서 기억못해 니가 가르쳐줘도 또 까먹을꺼야.

나: 그럼 메일로 보내줄께 담번에 보면서 하게. 진짜 쉬워.

동료: (이때 부터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하고 거의 전화기에 소리를 침) 아니야 시간낭비 하지마. 나 그런일이 낭비할 시간 없어. 얼마나 바쁜데.. (업무 나열.) 너가 할 시간 없으면 하지마. 놔두지 뭐. 

나: 알았어 그럼.

나는 전화를 끊고 업무 요청 메일에 답신으로 as per our phone conversation below is out of my roles and responsibilities. 라고 보냄. 

전화를 끊고도 황당하기 짝이 없어 하고 있는데 HR이 걸어오더니 방금 Maxine이랑 전화한게 너야? 무슨 일로 그러는지 얘기해 줄래? 그래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온 사무실에 다 들렸다며 Maxine이 너무 rude 해서 자기가 면담을 하려고 하니 메일로 업무 내용을 요약해 달라고 했다. 

그러고 나니 맞은편 pod에 있던 직원이 와서 괜찮냐고 저 여자가 아침에도 자기한테 그랬다며 요즘 무슨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나름 위로를 하고 갔다. 잠시 후 Maxine은 사무실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잡담을 하기 시작했고 웃고 떠들고...

이건 뭐지 하고 있었는데 HR이 기다리다가 얘기좀 하자고 미팅룸으로 가서 한시간 만에 나왔다. 조금 전 그 직원한테 가서 Maxine은 바쁘다더니 돌아다니면서 농담할 시간은 있나보다고 했더니 안그래도 Maxine이 내가 그녀에게 보낸 이메일 답장을 보여주면서 자기 일도 아니라고 했단다. 그것 땜에 너네 웃은거냐고 했더니 그건 아니란다. 똑같은 것들. HR이 미팅룸에서 한시간 만에 나오더니 면담 끝났고 Maxine이 사과를 할거라고 얘기했고 1분 뒤에 Maxine은 HR을 CC를 넣고 미안하다고 사과 이메일을 보냈음. 너무나 속이 보이는 형식적인 이메일에 답장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고 씹었다. 

모두가 퇴근하고 나서 Maxine이 오더니 미안하다고 자기가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랬다며 울먹울먹. 자기 엄마가 아프다고. 헌데 그 변명은 너무 많이 써먹어서 이제 귀에 못이 박힐 지경. 직원들도 그녀가 우는건 HR 때문이라고 신경도 쓰지 말라고 했다. 뭐라 할 말이 없어서 apology accepted 라고 한마디 하고 알았다고 했다. 그 다음날인 오늘도 아침부터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노닥노닥 하하 호호 하고 웃던 Maxine은 내 자리에 와서 또 자기 엄마가 아직도 아프다고 운다. 한번만 더 울면 다른 사람들이랑은 웃다가 내 자리에 와서 우는건 가식적이라고 그만하라고 말하련다. 거짓말인게 너무 보이고 아침부터 우는 꼴이 보고 싶지가 않다. 

그녀의 이런 비이성적이고 비인간적인 언행이 처음이 아닌것을 HR도 알고 전직원이 다 아는데도 아무것도 달라지는게 없다. 호주는 그런 곳이다.

Maxine과 한 pod에서 일하는 영국에서 이민온 직원은 감수성이 예민해서 자기도 종종 겪었는데 그럴때마다 참지말고 바로 왜 기분이 나빴는지 말하고 너도 화를 내라고 한다. 한국에 있는 친구도 얘기를 듣더니 맞아 가만히 있으면 만만하게 본다구 라고 응수했다. 그래 싸우자. 홧팅! 

이번 주말엔 조용히 아무 일정도 없이 집에서만 있네요. 나가서 밥 사먹는 것도 귀찮고 해서 냉장고에 있는 돼지고기를 꺼내서 돈까스를 만들어 보려고 해요. 

전에는 집에서 종종 돈까스 만들어서 쟁여 놓고 먹었었는데 시드니에는 한국 슈퍼, 정육점이 가까이 있어서 안해 먹은지 꽤 됐네요. 그런데 얼마전에 범순이가 돈까스가 별로 맛이 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간만에 등심으로 돈까스를 만들어 보렵니다. 

500g 짜리 등심 반만 사용해 볼거예요. 얼마전에 골목식당에 나온 연돈 치즈 돈까스가 맛있어 뵈길래 이번엔 우리도 한번 만들어 보려고 프레시 모짜렐라 치즈도 사왔어요. 

일단 망치로 무자비하게 쳐서 고기를 얇고 넓게 펴 주었어요. 이번에 사온 고기는 두꺼워서 중간을 반을 갈라서 해야 했는데 그냥 무턱대로 가로로 잘라 놔서 쩝 두배로 쳐줬네요. 요리 할때는 머리를 써야 한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깨달아써요. 아무튼 고기는 늘려졌고 좀 더 얇은 고기 안에 생 모짜렐라 치즈는 넣고 돌돌 싸 주었어요. 

밀가루 반죽하고 계란물 입힌 담에.. 밀가루는 한주먹 계란은 한알이면 충분하더라구요. 냉동실에 있는 식빵을 꺼내서 늘 버려지기만 하는 껍데기 쪽을 nutribullet에 넣고 휭 갈았습니다. 김치할때나 다진마늘 만들때 그리고 이렇게 빵가루 만들때 뉴트리 불렛 너무 편해요. 아무래도 믹서기나 Thermomix 보다는 힘이 덜하지만 그래도 작고 설거지가 편하니까 수시로 쓰게 되네요. 

이렇게 집에서 직접 만든 빵가루가 훨씬 바삭하고 맛있어요. 

빵가루 까지 입히고 나서 이제 탕수육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탕수육은 그냥 고기를 손가락 모양으로 길게 잘라주고 튀김가루에 넣어서 묻혀준 다음에 튀김가루에 물을 넣어서 튀김옷을 만들어 주고 다 담가 버렸어요. 

튀길때에 하나씩 붙지 않도록 신경써서 잘 튀겨주고 바삭하라고 두번 튀겨 줬네요. 기름은 점점 줄어들어서 돈까스 익힐 때가 되니까 적당한 양의 기름만 남았더라구요. 두툼한 치즈 돈까스라 앞뒤로 돌려주면서 익혀줬어요. 

일단 어제 저녁에는 탕수육과 연돈 스타일 치즈돈가스 하나만 저녁으로 먹었어요. 탕수육은 다 먹어 치워야 하지만 돈가스는 쟁여 놓고 에어프라이에서 20분만 돌려주면 바쁜 아침에 도시락에 넣어주기 딱 좋아요. 돼지고기다 보니 잘 익었는지 꼭 잘라보고 도시락에 잘라서 넣어주고요. 

먹느라고 정신이 없어 치즈 돈가스 사진은 못찍었지만 모짜렐라 치즈가 살짝 간이 되어 있어서 짭잘하면서 갓 구운 돼지고기 맛이 환상이었어요. 

시드니에서도 연돈 돈가스 스타일 치즈 돈가스 만들어 먹는 맛이 쏠쏠하네요. 

오늘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네요. 다행히 며칠간 내린 비로 호주 산불은 상황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정도 비가지고는 가뭄은 아직도 심각한 상황이에요. 어제 한국 슈퍼에 가서 배추를 사려고 했더니 배추 한포기에 12불 하더라구요. 옆에 있는 냉장고 안에 있는 김치는 3kg에 19불. 갈등 하다가 배추값이 너무 사악하여 이럴 바에는 김치를 사자고 하고 김치를 사왔어요. 어서 빨리 호주 가뭄도 해소 되길 바라요.


비가 오니 써머믹스로 베이킹 하는 범순. 오늘은 Pretzels 프렛젤 만들려고 합니다. 지난 주에 vacation care에서 프랫젤 만들고는 자신감이 생겼나봐요. 방학 동안 다니는 VACATION CARE는 학교나 Council에서 운영 하는 곳은 Centrelink 의 Childcare rebate를 받을 수 있어서 한주에 100불 정도면 커버가 되지만 지금 다니는 곳은 사립이라서 보조금이 나오지 않아요. 하루!!에 110불 정도 인데 오전 오후에 모두 만들기나 요리 프로그램이 있어서 범순양은 거길 보내달라고 해요. 아침마다 학교에 맡기면 가기 싫다고 떼쓰는데 그러지 않아서 눈 딱감고 보내고 있어요.

반죽은 써머믹스로 하고 한시간 정도 휴지하고 나서 부풀어 오른 반죽을 프렛젤 모양으로 잡아주었어요. 직접 셰프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는 제법 그럴듯 하게 하네요. 

이제부터 엄마가 할 차례 예요. 

베이킹 소다를 섞은 물을 끓여서 10초간 담가주고 바로 오븐으로 직행.

완성 후 굵은 소금까지 뿌려주었어요. 맛도 모양도 완벽.


프렛젤 반죽 휴지 시키는 동안 애플시나몬 머핀도 휘리릭. 머핀 굽는 온도가 프렛젤이랑 다르고 시간도 딱 25분 굽는 거라 오븐 예열 할 겸 뚝딱 만들었네요.

엄마아빠 와인 안주로 시식 했어요. 나머지는 도시락에 간식용으로 넣어줄 거라 모두 냉동실로. 써머믹스 사고 나서 요리 특히 베이킹이 넘 쉬워 졌어요. 비싸서 망설였지만 1년이 넘게 사용한 입장에서는 만점 주고 싶어요.

요즘 산불로 인해서 현재까지 15억 마리나 되는 야생동물이 죽었다는 기사를 봐서 마음이 아프네요.

시드니는 도시이긴 하지만 그래도 야생동물을 많이 있어요.

센트럴 코스트 The Entrance라는 곳에서는 펠리컨 피딩을 하고 있어요.
Rainbow lorikett 시드니 달링하버
우리집에 찾아온 새
cockatoo
우리집에 사는 possum
우리집에 온 kookaburra

왜? 휴먼?

난 좀 잘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동네 비닐 봉지는 다 내꺼야

네이버 블로그에서 우연찮게 2020년 가계부 엑셀 버전을 다운받아 새해부터 가계부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작성하신 분께서는 친절하게도 해외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한 버전을 만들어 두셨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은주님. 

1월에 업무 복귀하고 텅텅빈 사무실에 앉아 며칠간 지출내역을 정리해 보니... 이런 지출 내역 칸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열흘도 안되서 한달치 지출 항목을 다 차지하다니.. 돌아다니면서 차 한잔 마시고 한국슈퍼 갔다가 Coles 갔다가 Aldi 갔다가 왜이렇게 돈을 써댄 건지. 

네이버 블로그에서 다운받은 2020년 가계부 해외 사용자용. 항목별로 전체 비중을 알 수 있어 좋음. 잘 만드셨어요! 짱짱!

그리고 놀라운 것은 우리 집 소득 합계. 흠.. 왜 난 늘 쪼들릴까. 이제 한달 두달 지출 내역 기록하고 나면 뭐 호주 물가가 빠듯하니까 어쩔수 없지 라거나 아님 줄일 데가 있네 라던지 둘중에 하나가 되겠지요. 작심삼일 가계부가 되지 않길! 

이제 한국 나이로는 마흔 넷..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것이고 언제쯤 은퇴를 하는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훨씬 많아졌어요. 이제 서서히 은퇴 후 생각을 좀 더 해야할 것같아요. 20대 30대에는 무조건 모아서 살림을 늘린다던지 집을 장만한다던지 했다면 이제는 연금도 좀 더 넣고 하는 식으로 투자 저축의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 같기도 하구요. 

이직하고 하고 나서 새로운 직장에서 salary sacrifice 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나는 주택자금 대출을 갚는 용도로 월급 중 일정 부분을 비과세로 받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옆에 직원이 왜 연금 (super fund)에 더 넣지 않고? 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연금? 너무 멀었잖아 빚부터 갚아야지 했는데요. 해가 바뀌니 나도 1-2년 후부터는 바짝 연금에 넣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참고로 호주에서는 월급의 일정부분을 주기적인 지출 즉 학자금 대출이나 모기지, 교육비 통장으로 바로 꽂아주고 그 부분은 과세를 하지 않는 제도가 있어요. 많은 회사에서는 아예 salary sacrifice 를 전담해 주는 업체랑 계약을 맺고 그 금액을 카드에 넣어주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현금은 못찾는 대신 카드에 있는 잔액으로 슈퍼마켓을 가든 옷을 사던 상관없이 써서 편했어요. 새로운 회사는 작은 회사라 그렇게 안한다네요. 

그리고 2020년 들어 한 새로운 다짐은 집안 청소를 도움 받기로 한 거예요. 범순이는 4학년이니까 앞으로 쓰레기통 비우고 빨래 하면 용돈을 주기로 했어요. 아직은 probation 기간이라고 멋대로 정하고 빨래 돌리는데 50c 갖다 너는데 50c 빨래 걷고 개서 갖다 놓으면 $1 이렇게 하고 업무가 숙달되면 두배로 올려주마 했지요. ㅋ 근데 왠걸 이게 너무 편해요. 퇴근하고 나서 범순아 빨래 하자 그러면 응 그러고는 방에 있는 빨래랑 욕실 빨래통 다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너는 것 까지 혼자 다 하고 아빠도 있으면 가끔 도와주니까 그 시간에 저는 저녁을 한다든지 해서 몸과 마음의 피곤함이 덜하더라구요. 

그리고 새해 부터는 격주로 하우스 청소하시는 분도 와서 해주시기로 하셨구요. 그렇다고 청소기를 돌리거나 청소를 안하는 건 아니지만 오셔서 정말 깨끗하게 청소를 해 주시고 가시면 저희도 좀 조심해서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또 더러워 지더라도 이번주에 오시니까 하고 저도 청소 스트레스를 덜 받는것 같아요. 진작 이리 할 것을 그동안 남편한테 잔소리하고 싸운걸 생각하면 정말 과거의 제가 한심해요. 

 

전학오고 한주가 채 안지나서 학교 파한 범순이가 opportunity class 라는 게 있는데 시험을 봐야 한답니다. 잉? 

왜 그러냐고 했더니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opportunity class 시험을 볼 사람들은 신청을 하라고 안내를 해줬다고 해요. 그리고 범순이 말로는 term 1에 이미 반 아이들은 선생님이랑 테스트를 거쳐서 oc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해요. 하지만 연습삼아서라도 일단 시험을 보는 것이 좋으니 그렇게 하라고 하셨대요. 

Opportunity class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education.nsw.gov.au/public-schools/selective-high-schools-and-opportunity-classes/year-5/what-are-opportunity-classes

 

What are opportunity classes? | Selective high schools and opportunity classes

What are opportunity classes? Opportunity classes, located in some government primary schools, cater for highly achieving Year 5 and Year 6 academically gifted students. These classes help gifted and talented students to learn by grouping them with other g

education.nsw.gov.au

그래서 선생님께 범순이도 시험을 봐도 될까요 하고 메일을 보냈더니 선생님께서 일주일 정도 아이를 수업시간 짜투리 마다 시험을 보게해서 저에게 알려주시더라구요. 해당 시험은 term 1에 반 아이들이 본 건데 그 아이들의 점수 대비 범순이의 성적은 이정도이다.

남호주에서만 공부를 해서 이런 시험을 쳐 본적이 없을텐데 중간 정도 하는 것도 있고 상위권인 것도 있고 하다면서 설명해 주시고. 결론은 우리 반에서 OC는 딱 한명만 갈 수 있을텐데 범순이는 아마 못가게 될 거다. 하지만 이정도면 중학교는 selective로 갈 수 있을 테니 OC 시험을 보게 하라고 하셨어요. 바쁘실텐데 시간 내주셔서 평가하시고 자세히 설명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범순이는 한 텀정도 OC 준비반을 다녔는데 저희는 이사온지 한 term 밖에 안되서 또 다른 학교로 OC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기에 지금 학교 내 OC에만 지원하고 예상대로 떨어졌습니다. 시험이 쉽다고 느껴졌던지 내심 기대를 많이 했던 범순이는 조금 실망을 했지만.. 뭐 1년도 전부터 어떤 아이는 몇년 전부터 OC 준비를 하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잘 한거라 위로해 주고 넘어갔습니다. 

남호주에는 OC가 없거든요. 이렇게 보면 5학년부터 우열반을 가려서 공부를 시키는 호주가 한국보다 교육열이 더 뛰어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왜 OECD 랭킹은 우리 나라 보다 낮은 걸까요? 아무튼 공부에 별 관심 없는 범순이 엄마는 그냥 이 또한 하나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해 봅니다. 

범순이는 애들레이드에서 2학년 마지막 term에 초등학교를 옮겼었더랬죠. 그때는 집 근처 사립학교로 옮겼는데 교장 선생님이 3학년 올라가는 때에 맞춰서 입학하자고 했는데 사정 사정해서 한학기 먼저 옮겼어요. 다행히도 한 아이를 더 맡아주겠노라 하신 선생님이 계셔서 운좋게도 학기 시작전에 먼저 함께 공부할 아이들과 만나고 인사도 하고 아이들도 새로온 친구를 너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며 따뜻하게 받아줬어요. 

 

이번에도 어쩌다보니 4학년 term 1 마치고 바로 이사를 하게 되어 term 2부터 새로운 학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 학교로 연락해서 해당학교 스쿨존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얘기했더니 퍼블릭 (공립) 학교는 알았다고 하고 term 2 시작하기 전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 목록을 받아서 등록을 했습니다. 그리고 term 2 시작하는 날 학교로 갔는데요. 시드니는 애들레이드와는 스케일이 너무 다르더군요. 그 날 다른 곳에서 전학온 아이, 다른 나라에서 처음 시드니 학교로 오는 아이 등등 정말 여러명이 reception에 줄을 서고 학교는 학년과 반을 알려주고 직접 찾아가라 하였습니다. 캠퍼스에 운동장도 없고 놀이터인지 뭔지 하나 있는데 아이들이 왜이렇게 많은건지... ㅋㅋ 역시 촌과 도시는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느꼈어요. 한국에 있는 초등학교보다도 작아 보이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80년대에 시드니에서 저희 학교 주변에 초등학교 몇개를 다 일반 회사에 팔아버렸다고 하네요. 이 동네 사람들은 공립보다는 사립을 선호할거라고 예견을 했대요. 그 이후로 늘어날 이민 인구는 전혀 생각도 못했겠지요. 

어찌어찌하여 반에 찾아갔더니 선생님은 이미 다른 곳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하러 갔고.. 이것은 리셉션이 잘못한 겁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포기하고 다시 교실로 갔더니 선생님이 새 학생이 오는지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또한가지 놀라운 것은 반에 거의 모든 아이들이 동양인... 심지어 우리가 중국인인줄 알고 중국어로 이야기 하는 아이도 있더라구요. 나중에 범순이 한테 들은 말로는 그 아이는 호주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영어를 아직 잘 못한대요. 그래서 중국에서 온 친구인줄 알고 도와주려고 했나봐요 ^^;; 일단 저는 너무 정신이 없고 선생님도 정신 없긴 마찬가지 인듯.. 범순아 우리 돌아가야 하나? 엄마는 너무 정신이 없구나...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 보다 적응을 잘하는지 아님 동양아이가 많은 학교라 전보다 더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는 건지... 범순이는 순식간에 시드니에 적응하고 좋은 친구를 만나서 그 친구 소개 소개로 학교에 잘 적응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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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종교적 신념에 의한 차별에 관한 법령을 제정하려고 해서 온라인 및 각계 사람들의 걱정어린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이 법령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2019년 12월 중이었지만 바로 연이어 호주 최악의 산불 사태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오늘 여기 포스팅을 해 볼까 합니다. 

요약하면 학교, 병원, 요양원, 직장 등 모든 곳에서 각자의 종교적인 신념에 의해 행동할 수 있는 법안을 입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듯 하지만 끔찍한 부작용 및 반인권적 행동이 양산될 수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링크한 기사에 잘 요약이 되어있는 실례 중 몇가지만 번역하면 

- 싱글맘에게 보육교사가 아버지가 없는 것은 죄악이다라고 말해도 됨

- 직장 상사는 여성은 남편에게 헌신해야 하고 일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할 수 있음

- 교사는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장애는 신이 내린 벌이라고 말할 수 있음

- 약사, 의사, 간호사가 카톨릭 신자일 경우 피임 관련 시술이나 약 처방을 거부할 수 있고, 낙태 수술을 거부할 수 있음

 

해당 법령은 통과가 안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법령이 정부에 의해서 추진이 되었는지 정말 기가막힐 따름이에요.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9/dec/14/religious-discrimination-bill-what-will-australians-be-allowed-to-say-and-do-if-it-passes

 

Religious discrimination bill: what will Australians be allowed to say and do if it passes?

The government’s explanatory memo outlines how the bill’s far-reaching effects will change public life dramatically – in medical services, schools, offices and hospitals

www.theguardian.com

 

호주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양육하기에 한국에 비하면 훨씬 좋은 나라입니다. 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삶의 자유를 존중하구요. 또한 백호주의를 버리고 스스로 인종차별을 하지 않으려고 수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요. 이러한 법안이 통과되면 더이상 소수의 집단을 보호하는 현재의 호주는 정말 딴세상 이야기 일 듯 합니다. 

다행이 가계의 저명인사들이 왜 이 법안이 위험한지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https://www.news.com.au/sport/sport-stars-ian-thorpe-and-lauren-jackson-speak-out-against-the-governments-religious-discrimination-bill/news-story/be27efb2e91101196feb7953aef01458

 

‘Leaves us vulnerable’: Ian Thorpe’s warning

Retired Australian sport stars Ian Thorpe and Lauren Jackson have come out against the Government’s Religious Discrimination Bill, saying it “threatens to divide” the community and will give people a “licence to discriminate”.

www.news.com.au

 

호주에 오고 5년 동안 많은 것들이 감사하고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보같은 법령이 입법되지 않기를 호주 정치인에게 최소한의 도덕이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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