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휴먼?

난 좀 잘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동네 비닐 봉지는 다 내꺼야

네이버 블로그에서 우연찮게 2020년 가계부 엑셀 버전을 다운받아 새해부터 가계부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작성하신 분께서는 친절하게도 해외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한 버전을 만들어 두셨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은주님. 

1월에 업무 복귀하고 텅텅빈 사무실에 앉아 며칠간 지출내역을 정리해 보니... 이런 지출 내역 칸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열흘도 안되서 한달치 지출 항목을 다 차지하다니.. 돌아다니면서 차 한잔 마시고 한국슈퍼 갔다가 Coles 갔다가 Aldi 갔다가 왜이렇게 돈을 써댄 건지. 

네이버 블로그에서 다운받은 2020년 가계부 해외 사용자용. 항목별로 전체 비중을 알 수 있어 좋음. 잘 만드셨어요! 짱짱!

그리고 놀라운 것은 우리 집 소득 합계. 흠.. 왜 난 늘 쪼들릴까. 이제 한달 두달 지출 내역 기록하고 나면 뭐 호주 물가가 빠듯하니까 어쩔수 없지 라거나 아님 줄일 데가 있네 라던지 둘중에 하나가 되겠지요. 작심삼일 가계부가 되지 않길! 

이제 한국 나이로는 마흔 넷..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것이고 언제쯤 은퇴를 하는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훨씬 많아졌어요. 이제 서서히 은퇴 후 생각을 좀 더 해야할 것같아요. 20대 30대에는 무조건 모아서 살림을 늘린다던지 집을 장만한다던지 했다면 이제는 연금도 좀 더 넣고 하는 식으로 투자 저축의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 같기도 하구요. 

이직하고 하고 나서 새로운 직장에서 salary sacrifice 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나는 주택자금 대출을 갚는 용도로 월급 중 일정 부분을 비과세로 받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옆에 직원이 왜 연금 (super fund)에 더 넣지 않고? 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연금? 너무 멀었잖아 빚부터 갚아야지 했는데요. 해가 바뀌니 나도 1-2년 후부터는 바짝 연금에 넣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참고로 호주에서는 월급의 일정부분을 주기적인 지출 즉 학자금 대출이나 모기지, 교육비 통장으로 바로 꽂아주고 그 부분은 과세를 하지 않는 제도가 있어요. 많은 회사에서는 아예 salary sacrifice 를 전담해 주는 업체랑 계약을 맺고 그 금액을 카드에 넣어주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현금은 못찾는 대신 카드에 있는 잔액으로 슈퍼마켓을 가든 옷을 사던 상관없이 써서 편했어요. 새로운 회사는 작은 회사라 그렇게 안한다네요. 

그리고 2020년 들어 한 새로운 다짐은 집안 청소를 도움 받기로 한 거예요. 범순이는 4학년이니까 앞으로 쓰레기통 비우고 빨래 하면 용돈을 주기로 했어요. 아직은 probation 기간이라고 멋대로 정하고 빨래 돌리는데 50c 갖다 너는데 50c 빨래 걷고 개서 갖다 놓으면 $1 이렇게 하고 업무가 숙달되면 두배로 올려주마 했지요. ㅋ 근데 왠걸 이게 너무 편해요. 퇴근하고 나서 범순아 빨래 하자 그러면 응 그러고는 방에 있는 빨래랑 욕실 빨래통 다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너는 것 까지 혼자 다 하고 아빠도 있으면 가끔 도와주니까 그 시간에 저는 저녁을 한다든지 해서 몸과 마음의 피곤함이 덜하더라구요. 

그리고 새해 부터는 격주로 하우스 청소하시는 분도 와서 해주시기로 하셨구요. 그렇다고 청소기를 돌리거나 청소를 안하는 건 아니지만 오셔서 정말 깨끗하게 청소를 해 주시고 가시면 저희도 좀 조심해서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또 더러워 지더라도 이번주에 오시니까 하고 저도 청소 스트레스를 덜 받는것 같아요. 진작 이리 할 것을 그동안 남편한테 잔소리하고 싸운걸 생각하면 정말 과거의 제가 한심해요. 

 

전학오고 한주가 채 안지나서 학교 파한 범순이가 opportunity class 라는 게 있는데 시험을 봐야 한답니다. 잉? 

왜 그러냐고 했더니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opportunity class 시험을 볼 사람들은 신청을 하라고 안내를 해줬다고 해요. 그리고 범순이 말로는 term 1에 이미 반 아이들은 선생님이랑 테스트를 거쳐서 oc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해요. 하지만 연습삼아서라도 일단 시험을 보는 것이 좋으니 그렇게 하라고 하셨대요. 

Opportunity class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education.nsw.gov.au/public-schools/selective-high-schools-and-opportunity-classes/year-5/what-are-opportunity-classes

 

What are opportunity classes? | Selective high schools and opportunity classes

What are opportunity classes? Opportunity classes, located in some government primary schools, cater for highly achieving Year 5 and Year 6 academically gifted students. These classes help gifted and talented students to learn by grouping them with other g

education.nsw.gov.au

그래서 선생님께 범순이도 시험을 봐도 될까요 하고 메일을 보냈더니 선생님께서 일주일 정도 아이를 수업시간 짜투리 마다 시험을 보게해서 저에게 알려주시더라구요. 해당 시험은 term 1에 반 아이들이 본 건데 그 아이들의 점수 대비 범순이의 성적은 이정도이다.

남호주에서만 공부를 해서 이런 시험을 쳐 본적이 없을텐데 중간 정도 하는 것도 있고 상위권인 것도 있고 하다면서 설명해 주시고. 결론은 우리 반에서 OC는 딱 한명만 갈 수 있을텐데 범순이는 아마 못가게 될 거다. 하지만 이정도면 중학교는 selective로 갈 수 있을 테니 OC 시험을 보게 하라고 하셨어요. 바쁘실텐데 시간 내주셔서 평가하시고 자세히 설명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범순이는 한 텀정도 OC 준비반을 다녔는데 저희는 이사온지 한 term 밖에 안되서 또 다른 학교로 OC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기에 지금 학교 내 OC에만 지원하고 예상대로 떨어졌습니다. 시험이 쉽다고 느껴졌던지 내심 기대를 많이 했던 범순이는 조금 실망을 했지만.. 뭐 1년도 전부터 어떤 아이는 몇년 전부터 OC 준비를 하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잘 한거라 위로해 주고 넘어갔습니다. 

남호주에는 OC가 없거든요. 이렇게 보면 5학년부터 우열반을 가려서 공부를 시키는 호주가 한국보다 교육열이 더 뛰어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왜 OECD 랭킹은 우리 나라 보다 낮은 걸까요? 아무튼 공부에 별 관심 없는 범순이 엄마는 그냥 이 또한 하나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해 봅니다. 

범순이는 애들레이드에서 2학년 마지막 term에 초등학교를 옮겼었더랬죠. 그때는 집 근처 사립학교로 옮겼는데 교장 선생님이 3학년 올라가는 때에 맞춰서 입학하자고 했는데 사정 사정해서 한학기 먼저 옮겼어요. 다행히도 한 아이를 더 맡아주겠노라 하신 선생님이 계셔서 운좋게도 학기 시작전에 먼저 함께 공부할 아이들과 만나고 인사도 하고 아이들도 새로온 친구를 너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며 따뜻하게 받아줬어요. 

 

이번에도 어쩌다보니 4학년 term 1 마치고 바로 이사를 하게 되어 term 2부터 새로운 학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 학교로 연락해서 해당학교 스쿨존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얘기했더니 퍼블릭 (공립) 학교는 알았다고 하고 term 2 시작하기 전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 목록을 받아서 등록을 했습니다. 그리고 term 2 시작하는 날 학교로 갔는데요. 시드니는 애들레이드와는 스케일이 너무 다르더군요. 그 날 다른 곳에서 전학온 아이, 다른 나라에서 처음 시드니 학교로 오는 아이 등등 정말 여러명이 reception에 줄을 서고 학교는 학년과 반을 알려주고 직접 찾아가라 하였습니다. 캠퍼스에 운동장도 없고 놀이터인지 뭔지 하나 있는데 아이들이 왜이렇게 많은건지... ㅋㅋ 역시 촌과 도시는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느꼈어요. 한국에 있는 초등학교보다도 작아 보이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80년대에 시드니에서 저희 학교 주변에 초등학교 몇개를 다 일반 회사에 팔아버렸다고 하네요. 이 동네 사람들은 공립보다는 사립을 선호할거라고 예견을 했대요. 그 이후로 늘어날 이민 인구는 전혀 생각도 못했겠지요. 

어찌어찌하여 반에 찾아갔더니 선생님은 이미 다른 곳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하러 갔고.. 이것은 리셉션이 잘못한 겁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포기하고 다시 교실로 갔더니 선생님이 새 학생이 오는지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또한가지 놀라운 것은 반에 거의 모든 아이들이 동양인... 심지어 우리가 중국인인줄 알고 중국어로 이야기 하는 아이도 있더라구요. 나중에 범순이 한테 들은 말로는 그 아이는 호주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영어를 아직 잘 못한대요. 그래서 중국에서 온 친구인줄 알고 도와주려고 했나봐요 ^^;; 일단 저는 너무 정신이 없고 선생님도 정신 없긴 마찬가지 인듯.. 범순아 우리 돌아가야 하나? 엄마는 너무 정신이 없구나...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 보다 적응을 잘하는지 아님 동양아이가 많은 학교라 전보다 더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는 건지... 범순이는 순식간에 시드니에 적응하고 좋은 친구를 만나서 그 친구 소개 소개로 학교에 잘 적응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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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로 오고 몇달 후부터 일주일에 며칠은 공기가 매캐하고 연기가 나서 회사에 가서 물어보니 봄이라 산불 예방으로 backburning 하는 중이라 그렇다고 하더군요. 

시드니는 애들레이드 보다 습해서 출근할 때 창문을 열어두고 환기를 시키지 않으면 금방 집안에 곰팡이가 핍니다. 그런데 이 연기 때문에 문을 열어둘 수가 없어서 애꿎은 환풍기만 열심히 돌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채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New South Wales 주에 어마어마한 산불이 나고 이 산불이 급기야는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어버렸습니다. 

https://www.rnz.co.nz/news/world/407084/crews-frantically-backburn-as-mega-blaze-forms-at-nsw-victoria-border

 

Crews frantically backburn as mega-blaze forms at NSW-Victoria border

Firefighters in Victoria and New South Wales are battling to contain huge blazes burning across Australia's south-east.

www.rnz.co.nz

시드니는 블루 마운틴이 시내에서 약 한시간 가량 떨어져 있고 국립공원이 여러 군데 있어요. 그 전에는 그런 공원에 주말에 가면 사람들이 모여사는 시티랑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렇게 넓은 국립공원이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하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생각하면 산불이 나면 정말 가까운 곳에 화가 미칠 수 있는 것이었지요. 

실제로 산불이 심할때에 Mackquarie Park 아파트에 사는 범순이 친구집에 갔더니 Sydney 시내 며 채스우드 같은 곳이 연무 때문에 뿌옇게만 보이더라구요.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 중에 초등학교에 산불 관련 교육을 하러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파라마타 정도만 가도 산불과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당연히 초등학생 아이들은 자기들이 도시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산불이 나면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으면 처음에는 너무 놀란다고 해요. 

 

시드니 뿐 아니라 제가 살던 남호주 Kangaroo Island도 산불 피해가 너무 심했어요. 예전 직장 동료 중에 시댁이 캥거루 아일랜드인 사람이 있었는데 남편이랑 아이들만 휴가를 갔다가 대피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겨서 혼자 안절부절 못했던 것 같아요. 

산불이 환경오염으로 인한 온난화 때문이라는 사람들과 온난화 때문에 산불은 나지 않는다는 정치인들의 설전도 여러곳에서 생기는 것 같구요. Backburning을 충분히 안했던 것도 이유 중 하나겠죠? 아무튼 인재이든 아니든 불쌍한 코알라와 캥거루가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제발 이번 기회에 산불 방지의 중요성을 좀 더 깨달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애들레이드에서 시드니로 이사 온지 벌써 6개월이 넘었네요. 와서는 한달 정도 이것저것 잡다한 정리가 한더미 였어요.  짐 기다렸다가 짐풀고 범순이 학교 데리고 다니고 운전면허증 새로 하고, 보험 옮기고, 가스, 전기, 전화, 인터넷 등등 처리할 일들을 하며 동시에 집 근처에는 뭐가 있는지 또 가까운 수퍼는 어디인지 돌아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었네요.

그리고 딱 일주일 정도는 범순이 학교 갔다가 3시에 끝나면 데릴러 가서 오는 일을 반복했던것 같아요. 어찌나 좀이 쑤시던지. 역시 일하던 사람은 여유있게 쉬라고 해도 못쉬나봐요. 그리고 점점 몰려오는 불안감도 있었구요. 한국 슈퍼에 가서 한국만큼 다양하게 있는 (아마도 애들레이드랑 비교해서 그렇지 한국이랑 비교하면 안될듯 하지만요) 한국 식품이랑 밑반찬 양념고기를 끊임 없이 사게 되고... 가끔 Eastwood에 있는 정육점이라도 가면 소꼬리 사다가 사골 끓이고 하니 생활비가 금방 금방 다 떨어지더라구요. 쉬니까 돈을 더쓰게 되는 아이러니? 

하아 다시 일을 해 볼까 생각하고 일자리를 찾아 보았어요. 확실히 제가 일하는 업종이 애들레이드 보다는 시드니가 구인자리가 훨씬 많고 월급 수준도 높고.. (물가는 그보다 훨씬 높지만요) Job description도 더 디테일 하게 나눠져 있더라구요. 일단은 무조건 집근처와 교통이 편리한 곳만 알아보자고 다짐하고 job search를 시작했어요. 

시드니는 애들레이드와 비교할 때 훨씬 크고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지만 단점은 교통 체증이 너무 심하고 train 이 서울처럼 잘 발달해 있지는 않아서 통근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됩니다. 일단은 바로 집 앞에 있는 1년 계약직 출산 휴가 빈자리 커버 하는 곳과 전철로 4정거장 정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지원을 하고 두군데 모두 당일 면접 안내를 받았습니다. 그 중에 한곳에서 금요일에 연락와서 통화하고 월요일 면접 후 화요일 채용이 되었어요. 또 다른 곳에는 취업이 되어 면접을 보러 안가겠다 알려드리고 남편한테 전화를 했죠. 

나 2주 후부터 출근해... 남편이 어... 좀 쉰다더니 .... 그렇게 됐어. 이제 범순이 방과후 맡기고 어떻게 출근할지 좀 알아보자.. 

이민 만 5년이 안됐는데 벌써 3번째 직장에서 일하고 있네요. 이것도 역마살이라면 역마살일까요. 마지막은 어쩔수 없이 이직한 거야 라고 위안을 삼고 있어요. 너무 잦은 이직이 좋아 보이는 것만은 아닌것 같아요. 새로 출근한 곳에서는 은퇴할때까지 다닐거야 라고 벌써 몇번째 인지도 모를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일하고 호주에서의 삶을 즐기는 것이 시드니에서도 가능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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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레이드에서 정착하고 5년이 되어갈 즈음 남편의 직장일로 시드니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범순이와 엄마는 애들레이드에서 살고 가끔 시드니로 아빠를 만나러갈지 아니면 시드니로 모두 이사를 할 것인지 놓고 고민 하던중 결국은 시드니로 이사를 가기로 하였습니다. 

시드니라니... 애들레이드가 호주의 전부인 줄 알았던 범순이는 전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친한 친구들과 헤어지는게 너무 싫었지만 아빠와 함께 있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여 시드니로 이사를 하는데 울며 겨자먹기로 동의 하였습니다. 

살고 있는 집은 세를 주기로 했습니다. 시드니에서의 삶이 어찌 될지 지금 이 블로그를 쓰고 있는 시점에도 아직 모르겠네요. 다시 애들레이드로 돌아가야 한다면 집이 필요할테고 또 당장 팔겠다고 해서 한달 안에 팔릴거라는 장담도 없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고양이 한마리와 아이 하나 그리고 5년간 어찌어찌 늘려온 살림을 모두 시드니로 보내야 하니 interstate 이사 업체를 불러 견적을 받았습니다. 고양이, 자동차 그리고 이삿짐을 같은 업체에 맡겼어요. 약속을 잡고 견적을 내 주러 온 직원은 방과 거실 부엌 그리고 창고까지 다 보면서 물품을 기록했습니다. 살림이 너무 적다며 보통을 창고안에서 반나절은 보낸다고 웃으면서 얘기하더군요. 

애들레이드에서는 마지막날까지 자동차가 필요하니 범순이 학교 방학하는 날 오후에 자동차를 픽업해 달라고 얘기하고 그 이후로 이사 날짜를 계획했습니다. 퇴사는 이사 일주일 전, 퇴사 이후 이것저것 신변정리, 마지막주에 이사짐 센터에서 와서 짐싸는 날 하루 물품 싣는 날 하루 이렇게 잡고 마지막에 자동차가 떠나면 우리도 택시를 타고 짐가방을 챙겨서 공항으로...

포장해주시는 분은 직원 두분이 와서 물건을 꼼꼼하게 싸서 각 방마다 쌓아 두고 모두 번호를 매겨서 송장에 기입한 후 한부는 저에게 주고 그 다음날 모두 실어간 후 시드니에서 보자며 떠났습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로 사진찍고 사인하고 떠났구요. 왜 짐싸고 싣는데 이틀이 걸리는지는 한국 포장이사에 익숙한 저에게는 미스터리였습니다만... 호주니까 하고 넘어갔죠. 

고양이는 비행기 규격에 맞는 케이지를 가져 오셔서 당일날 도착했고, 이사짐은 시드니에 우리가 도착 후 한달 후에나 도착했습니다. 짐은 각자 원래 있던 위치에 맞춰서 모두 로딩해 주셨고 시드니 집은 창고가 없어서 한 두어박스는 이사 온 후 풀자마자 버리거나 큰 물품은 카운슬에 연락해서 실어보냈습니다. 

비용은 7천불 정도... 고양이도 무사히 왔으니 감사할 따름이고. 남편 회사에서 지불해 주는 금액이니 덕분에 편하게 이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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