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언즈에 오면 Great Barrier Reef를 보러 가야죠.
배를 타고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안의 여러 섬을 보러 가는 크루즈도 있는데 마침 그날이 바람이 너무 심하고 파도가 높다고 해서 그냥 근처 섬에가서 하루 종일 노는 걸로 결정했어요. 보통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투어는 두어시간 남짓 배를 타고 리프를 돌아보고 중간에 바닷가에서 다이빙도 하고 스노클링도 하고 또 섬에 도착해서 두어 시간 놀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오는 투어예요. 범순이네가 선택한 투어는 그 중에 가장 가까운 그린 아일랜드 섬에 가는 것만 포함한 거구요.
재수가 없게도 중국 국경절 휴일이랑 겹치는 바람에 어딜가나 중국인 천지였어요. 케언즈는 관광도시 답게 크루즈 회사에서는 중국인 직원들이 계속 중국어로 섬에서 할 수 있는 옵션들 세일즈를 하더라구요. 팜플렛도 중국어로 나눠주길래 전 잉글리쉬요... 나 중국어 몰라요 잉잉 난생 처음 호주 답지 않은 어그레시브한 세일즈를 경험했어요. 호주인 동료는 왠지 그래서 태국 같고 호주 같지 않다고 싫다고 하더라구요.
가는 길에 정말 파도가 너무 세서 여기저기서 소리 지르고 토하고 난리도 아녔어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유달리 파도가 심하다고 회사 사람이 미리 알려줘서 그 전날 약국에 가서 약을 사서 모두 먹었어요. Kwill이라는 멀미약인데 범순이 먹일려고 아이용으로 사서 온 가족이 먹었더니 그나마 범순이도 안토하고 무사히 도착해서 무리 없이 일정 소화가 가능했답니다. 옆에서 다 큰 고등학생 아이가 토하는데 안쓰럽더라구요. 범순이 아빠는 서양애들이 멀미에 더 약한가 보다고 하던데요.
가서 블래스 바텀 보트를 탔어요. 바닥에 있는 유리 사이로 산호초랑 물고기, 거북이 등을 다 볼 수 있답니다. 중간에 왠 갈매기가 와서 척 앉더라구요. 그런데 배를 탈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양반들이 얼굴만 보고 동양인은 모두 한배로 모아 놓은 거예요. 배 안에서는 일본어와 중국어 안내만 나오구요. ㅠ.ㅜ 그냥 바닥에서 실제 산호랑 물고기 보면서 감상하는 것으로... 이미 깨달았을 때에는 너무 늦었다능.
바닷가에 비치 파라솔이랑 의자를 빌리는데 30불... 중국 사람들은 표시를 못보고 그냥 앉으면 매점 아저씨가 잽싸게 달려와서 중국어로 30불 30불 외치더라구요. ㅋㅋ 사인 가리키면서. 이 아저씨가 진짜 놀라운데 중간에 거북이가 해안가로 왔는데 거북이 왔다고 하길래 어? 이랬더니 중국어로 하이궤이 하더라구요. 바다 생물 이름은 중국어로 다 할 줄 아시는지... 이 느린 호주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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