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녀와서 포스팅 올리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고된 것 같아요. 여행 가서는 막상 이렇게 많은 컨텐츠가 있으니 폭풍 포스팅 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올리려고 하면 카메라 여기저기에 있는 사진 모으고, 여행지 기억 떠올리면서 작성하기도 게으르고 복귀 후에 몰려있는 일감도 만만치 않아서 대체로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시드니의 좋은 공기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며 버프 받고 온 범순엄마는 향상된 멘탈력으로 스트레스를 이겨냈어요.
CNN에서 여행전문지 콘데나스트 트래블러 (CN 트래블러) 가 도시친절도를 조사했는데 공동 1위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와 호주의 멜버른이라고 하고 시드니는 당당히 아일랜드 더블린과 함께 공동 5위라고 합니다. 세계에서 여행자에게 가장 친절한 도시 5위 내에 같은 나라에서 두 개의 도시나 올리기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아무튼 가보면 왜그런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범순이와 묵었던 The grace 호텔 컨시어지 분께서 너무 친절하시더라구요. 귀국하는 날 공항버스를 물어보았는데 젊은 컨시어지 직원이 좀 버벅대니까 그 분이 친절하게 오셔서 알려주시고 무료 와이파이 좀 달라고 기다리는 저를 눈치로 보시더니 얼른 오셔서 핀코드 갖다 주시고 이름도 기억하시더라구요. 따뜻한 할아버지 범순이 새로 산 신발이 번쩍번쩍 하니까 꼭 한마디씩 하시더라구요. 확실히 삶이 팍팍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프랑스에 1년 살 때에는 삶이 팍팍하지 않아도 유럽사람들은 엄청 기고만장에 게으름의 극치여서 사람을 화나게 했었는데 여기는 그렇지도 않은 것이 이민자의 나라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구요.
서론이 길었네요.
첫날은 시드니 근교의 블루마운틴 투어를 할 예정이었어요. 시드니 리지스 호텔에서 한국인 투어가 대부분 출발하더라구요. 리지스 호텔 근처에 있는 거리가 한인 타운이기도 해서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에 귀국선물 사러 많이들 간다고 해요.
블루마운틴 투어는 아침 7시까지 리지스 호텔에 가는 거였는데 6시에 일어난 범순이가 어지럽다고 하더니 토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흠 오늘 투어는 포기로군 생각하고 좀 토하게 하고 물먹이고 다독여서 다시 재웠지요.
여행사에는 전화를 해도 불통인지라 대략 포기하고 말이죠. 인터넷도 방에서는 무료로 안돼고 어쩔수 없는 일이니 더이상 연락을 포기하고 잠을 잤어요. 몇시간 자고 일어나서 괜찮냐고 했더니 또 괜찮다고 하네요. 밥좀 먹이고 했더니 나가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다행이죠. 그래서 투어 안하는 날 가려고 생각했던 시드니 피쉬마켓에 가기로 했어요.
시드니는 시내가 작아서 거의 모든 곳을 15분 내에 걸어갈 수 있다고 해요. 범순이가 아직 6살이라서 ... 만으로는 4살인지라 조금 힏들 거라 생각했는데 비가 와서 힘든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걸어다닐 수 있더라구요. 거기서 버스탄 것은 비 엄청 많이 오던 날... 타롱가 동물원 가던 날 뿐이었어요. 겨울이라 시드니는 비가 가끔 내렸는데 그것도 아침에 내리다가 해가 높이 뜨면 개고 다시 밤에 오는 식이어서 다닐만 하고 상점마다 차양이 길게 늘어져 있어서 왠만하면 그냥 걸어도 괜찮더라구요.
친절하신 컨시어지 할아버지가 지도를 주시면서 걸어가라고 하셔서 걸어서 도착한 피쉬마켓.
호주 같지 않았어요. 회를 진열해 두기도 하고 싱싱한 해산물이 잔뜩 있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 온 것 같더라구요. 다만 조금 더 깨끗한 정도?
누구는 피쉬마켓에서는 노량진 수산시장 같은 냄새가 안난다고 하시던데 그럴리가요. 생선냄새 납니다. 여기저기 갈매기랑 펠리컨도 많이 있는 것도 신기하기도 했구요.
겨울이라 여름 만큼 밖에서 앉아서 먹는 사람은 적었지만 그래도 보였구요. 3-4시 되니까 모두 문닫고 가더라구요. 범순이랑 엄마는 할머니랑 실내에 자리잡고 랍스터 구이 먹었어요.
역시 여기도 중국인이 장악... 중국인 너무 많아요. 왠지 생선을 제대로 맛보는 듯한 포스가 좔좔..
늦은 점심을 피쉬마켓에서 해결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인터넷을 켜보니 여행사에서 메일이 왔더라구요.
카톡 했더니 어찌된 거냐고 해서 아이가 아프다고 말씀 드렸어요. 어쩌겠냐고.... 그런데 여행 예약할 때부터 아이가 있다고 하니까 호의적으로 이것저것 물어봐주시고 타롱가 주 투어도 권해 주시고 하시더니 오늘 못한 투어는 다른 날로 옮겨주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비용이 부담된다고 했더니 좀 더 알아보고 일일 여행사 빈자리 있으면 넣어주겠다고 하셨어요. 겨울이라 비수기라 가능한 것 같아요. 그러시더니 결국 모든 일정을 하루씩 미루는 블루마운틴 투어 빈자리를 찾아서 넣어주셨어요.
이야 아이러브 호주 쵝오! ㅋㅋ 3명이서 한 20만원 정도라서 아까워 하고 있었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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