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아빠 어디가에서 경주에 가서 선덕대왕 신종을 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에밀레종을 보고 에미 때문에 라는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범순이가 정말인지 신기해 했었거든요.

 


경주는 봄과 가을에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초여름에 가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국내여행 코스로 경주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해요. 제주도는 사람이 너무 많고 물가도 많이 비싼 것 같기도 해요. KTX 타고 쌩 내려갔다 오기로 했어요. 경주역이 가장 가까운데 경주역까지는 직행 KTX가 없어요. 중간에 무궁화로 갈아타야 해요. 동대구에서 경주역까지 가는 시간이 서울에서 동대구까지 KTX로 가는 시간이랑 별반 차이가 없어요.

 

경주역에 내리자마자 부실했던 식사를 보충할 겸 맞은편 시장으로 가서 식당을 찾았어요. 경주는 외지인에게는 조금 어려운 도시인 것 같아요. 맛있는 식당 찾기가 쉽지는 않아요. 우리처럼 렌트도 안하고 뚜벅이로 가는 관광객에게는 더욱이 그렇지요. 시장한가운데서 옛날식 통닭 파는 집을 찾았어요. 범순이는 이런거 처음일 거예요. 닭들이 나란히 놓여져 있는거 보고 신기해 하더라구요. 바삭하게 튀겨서 주셨는데 값도 저렴하고 맛도 좋았어요.

 

간단하게 점저를 통닭으로 처리하고 한숨 눈붙이고나서 바로 경주 야간 시티투어 타러 나갔어요. 경주 시티투어는 천마관광을 이용했어요. 투어만 전문으로 하는데 같더라구요.

 



http://www.gyeongjucitytour.com/

 

야간 시티투어 코스가 좋아서 예약했는데 안내해 주시는 가이드분께서 설명을 참 잘해 주시더라구요. 설명을 들으면서 따라다니니까 경주가 정말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라는 생각도 절로 들고 꼭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구요.

 

밤이라서 모기가 좀 많긴 했지만 그나마 아주 더운 여름이 아니고 그날따라 바람이 선선히 불어서 다니기는 참 좋았어요. 물론 범순이는 관광지 앞에서 파는 야광 장난감에 꽂혀서 사달라고 졸라대기만 했죠. 안압지 앞에서 하늘로 쏘아 올리는 야광 장난감을 팔더라 구요. ㅎㅎ

 

첨성대도 밤에 조명을 켜 놓으니 너무 아름다웠어요. 월궁 맞은편에 있는 첨성대에서 예전에 별을 관측했다니설명을 해주시는데 예전에는 밤이 캄캄해서 충분히 별을 관측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고, 월궁과 같이 왕과 가까이 있는 곳에서 백성들이 알기 전에 하늘의 비밀을 알고자 했던 것이 역사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해요. 그리고 천문학회에서도 여러 가지 조사를 통해 첨성대가 분명히 천문관측기구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하네요. 범순이에게는 라푼젤 탑이었지만요..

 

서출지 안압지 (동궁과 월지) – 첨성대 (월궁) 이 간략한 투어 코스예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대강 먹고 대명리조트 내 아쿠아월드에 갔어요. 초여름인지라 아침부터 야외 수영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실내와 실외가 모두 구비된 아쿠아월드가 좋을 것 같더라구요. 다행히 사람들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서울은 워터파크라면 어디나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그나마 경주이고 또 이때쯤이라서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더라 구요. 무엇보다도 사람이 적다는 것이 가장 매력.

 


대명 아쿠아월드 입장료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할인해서 팔기도 하는데 갈 것인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미리 사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KB국민카드로 할인을 받았어요. 그것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아쿠아월드는 범순이 또래 아이가 놀기에 딱 좋은 시설인 것 같아요. 물도 얕고, 실외에 온천도 몇 가지 갖춰 있지만 그렇게 크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식사 메뉴가 너무 적고 비싸더라 구요.  4만원 충전해서 비치타월이랑 튜브 대여하고 남은 돈으로는 면류밖에 못 먹겠더라 구요. 짜장면이랑 우동만그리고 밥류의 메뉴는 없어요. 놀러 와서 밥도 잘 못 챙겨 먹였는데 죄책감 빠직..

 

입장료가 좀 아깝긴 해도 기차시간이 있으니 점심만 먹고 바로 목욕하고 나서 다음 행선지로 출발. 다음은 경주 박물관 입니다. 경주 박물관에 선덕대왕신종이 있거든요. 이번 경주 투어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지요.

 




국립경주박물관은 무료로 개방되고 있어요. 무료라고 하길래 왜 무료냐고 물어보니 정확한 연도는 기억이 안나지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해 주시더라 구요.  맨 처음에 보이는 선덕대왕 신종을 가까이 보러 갔어요. 종을 치지는 않지만 선덕대왕신종소리를 녹음한 소리를 매 시간마다 틀어주고 있어요. 범순이는 잘 들어보라고 했더니 정말 에미 때문에 라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네요. ㅎㅎ

 

선덕대왕신종을 한참 보고 종 앞에서 기념촬영까지 한 후에 어린이 박물관으로 갔어요. 사실 여기를 가장 좋아했어요. 여러 가지 유물을 장난감처럼 만들어서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게 만들어 교육 효과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조각 맞추기, 탑쌓기, 탁본뜨기, 프로타주 등등 직접 만들어 보면서 자연스럽게 외우더라 구요. 효과 너무 좋아요. 그런데 자기 모양이나 새 모양의 유물을 조각 내서 아이들에게 완성품으로 맞추게 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사실 어른이 제가 하기에도 쉽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옆에 있는 엄마가 아이를 너무 윽박지르는 거예요. 하아모양을 잘 봐라 왜 이렇게 못하냐 생각을 해라…. 정말 아이가 불쌍했어요. 당신은 어렸을 때 얼마나 잘했냐고 물어보고 싶던걸요. 살짝 도와줘서 그 다음에 아이가 스스로 하게 하던가 아님 그냥 다른데 가서 신경 끄시던가 하지 옆에서 하는 범순이까지 위축되게 만들어요. .. 그래도 어린이박물관 강추입니다.

 

경주박물관 투어 다 마치고 경주 황남빵 사고 근처 시장에서 숯불고기와 냉면 먹고 서울로 향하는 KTX에 가니 시간이 조금 남았어요. 다시 이 여행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빠 어디가를 역 내 TV로 보고 KTX를 탔어요. 일요일에 동대구에서 서울로 오는 KTX는 황금시간대는 거의 모두 매진이에요. 3주 전 정도에 예약을 해야겠더라 구요. 일주일전에 예매할 때도 없었는데 정작 시간이 남아버리니까 혹시라도 남는 표 있나 물어봤지만 역시 없더군요.

 

10시에 서울에 도착해서 고단한 1 2일의 경주여행을 마무리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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