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이민 와서 아이를 키우다보니 모든 일에 보통 부모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다녀와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모든 것이 한구에서 있을 때랑은 다르기 때문에 부모로서 어떻게 하라고 가이드를 하기가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급적 주변에 아는 호주 엄마들에게 물어보고 선생님이나 학교 관계자에게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요.

조금 지내다보니 드는 생각은 나이스 하게 얘기를 하면 가급적이면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척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민자라서 호주에서는 이런일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이렇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지요. 하지만 사실상 이걸 잘 전달하는 것이 그닥 쉽지 많은 않습니다. 

아이가 다른 아이랑 트러블이 있을때에는 특이 나 스스로도 감정적이 될 수가 있어서 자칫 실수를 해서 관계를 악화시킬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거든요. 주변에서 학교 내 인종 차별이나 선생님의 부당 대우 때문에 고생하고 심지어 학교까지 옮기게 된 얘기를 듣게 된 이후로는 정말 더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호주 학교 내 괴롭힘 Bully

아직 범순이는 어려서 학교에서 Bully라고 정말 명백하게 얘기할 만한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가 자꾸 잡아 당긴다던지 찌른다던지 혹은 멍청이 이런식으로 부른다던지 할 때가 종종 있어요.

우리 나라에서는 에이 다 그런거지 하고 넘어가지만 여기서는 그런 미약한 수준의 Bully도 엄마들은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직접 가해자에게 이야기를 하거나 그 아이의 부모랑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안됩니다. 가끔 부모가 찾아가서 아이한테 협박(?)을 한다거나 다시 그러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교장이 알면 난리가 난답니다. 새학년 들어와서 범순이 옆자리에 앉은 여자 아이가 범순이를 계속 찌르고 발로차고 놀리고 한다는 얘기를 몇주 들었어요. 그러면 그러지 말라고 얘기를 하라 했더니 본인은 그렇게 했고 선생님한테도 얘기를 했는데 선생님도 그만하라고 얘기만 하고 아이는 계속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 선생님도 병원에 입원하셔서 임시 교사가 와있던 터라 이야기를 하지 말까 했지만 사실 이런 얘기를 아이가 심각하게 하는데 말하지 않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아서 선생님한테 얘기를 했습니다. 일단 나는 그런 마일드한 괴롭힘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지 물어봤고 그렇다고 하네요. 그래서 우리 아이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괴롭힘에 대해서 얘기해도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 다든 사실에 더 힘들어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선생님 쪽에서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지켜보고 또 그러면 자리를 바꿔주겠다고 하더라구요. 범순이는 그걸 보고 있었고요. 사실 그런 이야기를 선생님한테 엄마가 나서서 해준다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큰 위로가 됩니다. 물론 선생님도 더 주의 깊게 볼거구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아이랑 친해지게 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신경도 써줬지요. 그런데 우연치 않게 그 아이가 가지고 온 물병이 너무 예뻤는지 갖고 싶다고 하길래 똑같은 브랜드에 다른 색 물병을 사줬어요. 25불이나 주고 말이죠. 그 이후로는 베프가 되서 생일 파티까지 초대 받고 그러고 나서 자연스럽게 학기 바뀌면서 자리가 바뀌어서 잘 해결됐어요. 

더 커지면 또 다른 골치거리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호주 아이들은 그나마 아직 순진하고 엄마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학교는 그만큼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서 엄마들이 좀더 신경을 써주고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잘 협조해 주는 것 같아요. 

호주 학교 내 행정 처리 

이 부분은 좀 더 상대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보통 해결을 할려면 담당자나 매니저 같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만나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는 데다가 대부분은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말하고 끝나는 경우가 허다해요. 

범순이 방과후 학교에서 excursion을 갔는데 70명이 가야 하는데 40명 타는 크기 차가 왔다고 해요. 그래서 두사람씩 앉는 좌석에 세명씩 앉았고 따라서 안전벨트는 못했다고 합니다. 범순이 말로는 안전벨트는 안해도 된다고 스태프가 얘기했고 그래서 다들 그렇게 끼어서 갔는데 한 아이가 자기는 같이 못앉겠다고 해서 둘이 한자리에 끼어가기도 했답니다. 이건 일단 안전에 문제가 있는데다가 누구는 혼자 앉고 누구는 끼어앉고 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요. 

그래서 담당자 만나서 이런 이런 걱정이 있다 했더니 매니저한테 얘기해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침에 얘기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얘기하고 결국 다음날 매니저 출근할 때 맞춰서 가서 얘기를 했습니다. 총 3명한테 얘기를 한 셈인데요. 한국에서였으면 아마 그쪽에서 전화를 하던지 메일이 오던지 하지 않을까요? 메시지를 남겼는데 왜 아무말이 없는거지..

매니저가 자기가 버스 예약할 때 인원을 고려를 못해서 그렇다 미안하다 원래는 그렇지 않는데 이번만 그런거다 하고 말더군요. 그래서 지난번에는 버스 기사가 운전을 위험하게 해서 애가 겁을 먹었다고도 하더라 그런 얘기 듣고 또 이번에 이런 일이 있어서 더 걱정을 했다. 얘기하는게 좋을 거 같아서 만나서 얘기할려고 기다렸다 했어요. 그런데 오지들(남호주만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퀸즐랜더들은 말이 엄청 느려서 남호주 사람들이 답답해 죽을라고 하더군요)은 이런 일이 있으면 쉴새 없이 말을 해서 내가 할 말을 다 못할 정도예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할말은 하고 와야 하는데 말할 틈을 안주니까 내가 하려는 말을 이해나 한건지도 잘 모르겠고 그럴 때는 정말 이 사람들이 다음번엔 안할건가 하는 생각도 들곤 해요.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고 나는 모르겠고 어쩔줄 모르겠다고 계속 뺑뺑이를 돌리기도 해서 답답한 경우도 있어요.

아무튼 호주 이민해서 정착해서 사는게 쉽지 만은 않아요. 하지만 이런 일이 이민자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고 로컬이라고 해서 다른 것도 없어요. 그냥 시스템이 그런것 같아요. ^^ 

호주라는 나라에서 정착하고 사는게 참 쉽지많은 않죠. 하지만 왠만하면 좋게 해결하고 그렇지만 필요하면 나이스하게 요구할걸 요구해야 그나마 답답한 호주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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